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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책까지 국가에서 '관리'하고, 책마저 대학 입학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너무 숨 쉴 틈도 주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면 부모가 자녀들이 읽는 책까지 관리할 수 있는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이 특혜를 받게 될 것이 명백하다. 특히 국방부가 '불온서적' 명단을 작성하고, "짝짓기에 몰두했지"라는 가사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졸업'이 방송 불가 판정을 받는 것을 보면, 이 시스템이 결국



천박한 정보라서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냥 모르시고 사시길 바란다). 조카 녀석이 초등학생여서 같이 바둑도 두고 책도같이 보곤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이라는 것을 운영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읽은 책을 입력하면 나중에 대학 입시 때 반영한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뜻으로 만든 것이겠지만, 학창시절



사기 때문에 작은 서점을 찾기 어렵지만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동네 책방이 많았다. 내가 살던 동네에도 상가에 비슷한 크기의 서점이 두 군데 있었는데 나는 두 곳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로 통했다. 한 서점은 주인이 아주머니였는데 그곳에서는 '요즘 보기 드문, 책 좋아하는 학생'으로 대접을 받았다. 어린 시절 다른





하다 보니 그 옛날 침대 밑에 있던 책들을 간직하고 있다가 한군데 몰아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 추억, 황홀한 사춘기,추억 같은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은, 나름대로 한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컬렉션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그 시대가 남녀 고등학생이 함께 영화를 보러가는 것을 죄악시하고(그럼 뭘 하란 말인가?), 교복과 두발 자유화를 하면 아이들을 '단속'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교외 지도반' 선생님들이 목소리를 높이던 때이기는 하지만 말이다(학생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





건 몰라도 책은 좋아했던 나는 최소한 사나흘에 한번은 그곳에 들러 새로 나온 책들을 둘러보곤 했다. 거의 대부분 헤르만 헛세나 쟝그르니에의지중해 영감, 섬, 모래톱, 존재의 불행, 절대와 선택등을 샀지만 하나같이 양서(良書)였고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면 주인아주머니에게 추천을 해드렸다. 책을 사러 갈 때마다 대견해하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어주시던 아주머니의 표정이 아직도





자라면서 한번쯤 침대 밑 서재를 만들어볼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사오 횽 처럼 살아보고 싶었는데.. 독거노인에 오징어라니... 아..된장.. 언제 다시 U2를 볼까 싶어 망설이다 취소되는 RedZone표가 나오길래 후다닥 일단 지르고... U2 PlayList를 무한 반복 중인데, 걱정반 기대반이네요. 한번도 안가본 고척돔 근처 주차는 괜찮을지, (다행히 찾아보니 근처 유료주차장이 있어서 이건 괜찮을 듯) 과연 스탠딩 버틸 체력이 될지, (스탠딩은 브로콜리 너마저 이후 거의 9년만...) 날씨는 얼마나 추울지,



기억이 난다. 또 한 곳의 서점은 아저씨가 주인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야한 책만 샀다. 물론 중·고등학교가 지척에 있는 동네 책방에서 불법적인 음란물을 팔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뒤지다보면 건강 운운하는 잡지나 일본 만화, 그리고 특이한 제목을 가진 소설 중에서 청춘의 호기심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걸작들을 건져 올릴 수 있었다.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주인아저씨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애초에 포기했었다) 그런 책들을 카운터로 가져가면 아저씨는 '내가 먹고 살자니 이놈한테 책은 팔지만

세상의 모든 자식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약점은 모두 이용하려 들었던 나는 더욱 거리낌 없이 '아저씨 서점'에서 책을 사들였다. 나중에는 침대 밑 공간이 꽉 차서 밖에서도 책들이 보이게 되었고 심지어 밖으로 튀어나온 책도 몇 권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침대 밑 서재는 어머니와 나 사이에 '모두가 알지만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비밀이었다.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뀐

체제에 순응하고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내는데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에 도저히 입력시키기 어려운 책들을 많이 읽고 소규모 서재까지 만들었던 경험에서 말하자면, '교육'이나 '대입'같은 목표 없이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평생 독서를 취미로 갖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정말 읽은 책 목록과 독후감을 입력하는 전산 시스템일까. 그런 것은 오히려 가뜩이나 여유가 없는 학생들로 하여금 독서마저 공부와 같은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장치가 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나왔네요 여전히 좋습니다.. 겨울과 봄 어디쯤에 어울리는 노래.. 편곡된 버전이네요. 노래 참 좋아요. 저도 애보느라 집회를 가지 못하는데 저같은 분들은 이거라도 보시면서 같은 마음을 가져보시죠 ㅎ 브로콜리 너마저의 졸업 인데 지난 박근혜 퇴진 광화문 집회 버전으로 만든 뮤비입니다. 세상이그러라면 횽의 의사로써 경험한 썰을 읽다보니 불현듯 지난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 추억... 주인공 마사오가 생각나는건.. 아마 주인공 마사오가 의사 여서일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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